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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게시판/자작소설

데네볼라 이야기 - 프롤로그 (0)

프롤로그
  이 회사에 처음 들어왔을 때 그 말을 기억하고 있다.
  세상은 미친 사람들만 있기에, 그렇기에 살만한 곳이라고.
  그 사람은 내 질문에 그렇게 대답하며 등을 툭툭 두드려주었다. 자신은 그렇기에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다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에 와닫는 그 말은 나의 삶의 나침반이 되었다. 당신 때문에,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 데 네 볼 라  이 야 기 』
  D  e  n  e  b  o  l  a  S  t  o  r  y
  글/그림 : 북극여우 (izure)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만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20세.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당연히 척, 하면 딱! 하고 알아들어야 정상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바보처럼 다시 한번 되묻고 말았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신체검사에서 A 등급을 받은 내 청각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차라리 ‘넌 사실 곰이였어’ 라는 말을 듣는게 속이 후련하겠어.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나는 납득할 수 없었다.
  질문의 대답은 바로 돌아왔다.
  “요새 애들은 순진한거냐, 아니면 대가리 속에 근육만 있는거냐….”
  뿌득. 내 머리에서 힘줄이 솟는 것을 보며, 상사놈이 말을 이었다.
  “네가 낙하산으로 바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하지만, 사실상으로 막내잖아 인마? 그렇다면 더욱 몸으로 뛰어서,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니겠냐?”
  “… 아니, 그건 알고 있는데. 어째서 그런 결론이…….”
  “그리고 바로 내일 말인데, 경쟁사에서 한 건 터트리는건 알고있지?”
  “신상 게임 『 스타 레전드 STAR LEGEND 』 출시 말입니까? 확실히 기존 컴퓨터 게임과는 다르게 캡슐¹을 이용하여 게임을 한다는….”
  “그래 임마, 그거.”
  스타 레전드 STAR LEGEND.
  이름은 촌딱 같지만, 그 내용물은 결코 촌딱이라고 할 수 없다.
  온갖 대기업들의 첨단과학 기술력이 첨부되어 만들어진, 그야말로 새로운 게임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발명품.
  『 기존 컴퓨터 게임의 마우스와 키보드는 버려라! 이제는 실제로 체험한다! 』 라는 자극적인 광고를 잊을 수 있을리가 없다. 물론, 저 광고에는 단 1%의 과장도 섞여있지 않다. 정말로 실제로 체험하는 것이다.
  특수 제작된 기계로 뇌파를 조정하여 게임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고,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AI²를 지닌 NPC³들과 의사소통을 하며, 드넓은 대륙을 뛰어다니는.
  그것은 그야말로 ─ 현실의 세계.
  베타 테스트 당시의 단 10분짜리 플레이 영상 하나로, 인터넷 조회수 3억을 달성한 그야말로 전무한 역사를 지닌 게임 역사… 아니, 그건 이미 과학계의 혁신이었다.
  이 스타레전드 STAR LEGEND 에 투자된 금액의 대부분은, 외국에까지 널리 이름이 알려진 국내 대기업 몇몇이 지불했다. 그 대기업의 브렌드의 버프라고 해야할까? 이슈가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더욱이 컴퓨터가 아닌, 게임 속으로 사람이 들어가 실제로 체험한다라는 광고는 대부분의 게이머들에게는 너무나 자극적인 유혹이었다.
  상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잘 아는구만. 그러니까 더욱이 네가 나서줘야 되는거야.”
  아니, 그러니까 그게 납득이 안간다니까요.
  “아니, 그러니까 제가 왜 그런 불법적인 짓에 발을 들여야 된단 말이에요! 이건 신고감인데요 분명!”
  “야이 새끼야! 이게 어딜봐서 불법이야! 넌 게임할 때 퀘스트 깨면 그걸가지고 불법이라고 할 생각이냐?”
  “고의적으로 경쟁사의 게임을 망쳐버리라는 게, 불법 아니면 뭐에요!”
  “누가 기술이라도 빼오랬냐? 거 간단하게, 게임에 들어가서 초보자 마을에 대마왕 한번 소환해버리라고! 그거 하나가 그리 힘들어!?”
  “말이야 쉽지 인간아!”
  세상에! 지금 저 멍청한 상사놈의 계획은, 내 귀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였다.
  지금이라도 더욱 투자비를 쏟아부어, 새로운 기술 발전에 노력하는게 아니라 경쟁사의 게임을 망쳐버리라는게, 저 상사놈이 낸다는 계획이다. 그래, 예전부터 당신 눈이 맛이 갔다는 사실 쯤은 알고 있었어. 문제는….
  “이번 프로젝트는, 회장님께서도 지켜보고 계신 프로젝트다. 꼭 해야만 해.”
  얼씨구!
  “그 높으신 양반까지 노망났어요?… 아니, 그럴거라면 차라리 회사 내 실력있는 해커라도 불러서 메인 서버를 해킹해버려요. 그러면 되잖아.”
  그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돼. 저쪽은 대기업에게 투자받은 회사야. 이미 해킹에 대한 대비따위는 충분히 되어 있을 게 뻔하다고. 무엇보다 메인 서버란 놈이, 기존 컴퓨터 게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워낙에 방대하다더군. 해킹하더라도 몇 년은 걸리고 말거야.”
  대부분의 회사 인간들이,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미친 계획을.
  … 하지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사실 이 모든 일들이, 회사의 입장에서는 똥줄이 타는 상황일 것이다. 우리 회사는 아직까지 가상현실게임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된 양도 얼마 되지 않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폭풍과 같은 지원을 받은 경쟁사는 벌써 신작 게임을 내뱉는다고 벼르고 있다. 그것도 태풍급의 게임을.
  사실 상, 이 모든 일들은 우리 회사만의 일은 아닌 것이다. 아마 다른 회사들도 똥줄이 타들어가는건 똑같겠지. 이른 바, 지금 『 스타 레전드 STAR LEGEND 』 는 게임 회사들의 입장에서는 공공의 적인 셈.
  더 이상 이건, 농담이 아니라 생계를 지키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고 말해야 적절한 것이다. 삶이란 정글의 치열한 경쟁.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 아니, 일단 다 제쳐두고 왜 저를 선택했는지 이유부터 설명해주세요. 나이가 어리다는 게 전부는 아닐텐데.”
  그러자 그가 히쭉 웃으며 대답했다.
  “그야 자네는 버그 메이커(Bug Maker) 니까. 우리가 만들었던 게임 중 대부분의 버그는 대부분 네가 발견해내지 않았냐. 심지어 서비스한지 몇 년이 지난 게임에서, 누구도 찾아내지 못한 버그를 툭하면 찾아내는 너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였지.”
  “그거 못 발견하는게 신기하던데… 저는 그냥 플레이 하다보면 발견되던데요?”
  “그라췌! 바로 그걸 노렸지. 너라면 아주 자연스럽게 그 빌어먹을 『 스타 레전드 STAR LEGEND 』 니 뭐니를, 말 그대로 초전박살 내버릴 수 있을 거라고.”
  “…… 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는 게 밝혀지자, 더 이상 할 말도 없어졌다.
  이미 이 회사의 분위기는, 내가 싫다고 하면 당장에 묶어서 통구이를 해먹을 기세인 걸. 특히 그 회장이라는 놈이 손수 나서서 불을 지필지도 모른다.
  나는 괴로움의 신음을 흘렸다. 내 팔자야.
  “그래도, 힘내라 임마. 내가 예전에도 누누히 말해주지 않았냐.”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가볍게 툭툭 다독여주는 이 사람. 그가 위로하듯 입을 열었다.
  “세상은 미친 사람들만 있기에 그렇기에 살만한 곳이라고. 너도 곧 이 구역 미친놈이 될….”
  “우어어어! 닥쳐! 그런 의미로 한 말이였냐!”
  어쩐지 그 말, 미묘하게 세상의 이치와 맞지 않는다 했어!
  내가 이 따위 사람의 말을 듣고 그걸로 힘을 내며 살아왔다니. 내 인생은 이미 망해있는 것일지도!
  껄껄 쳐 웃지마! 저리로 꺼져 제발!
  그가 내 등짝을 팡팡치며 말을 이었다.
  “아, 그리고 말하는거 깜박했는데, 회장님이 이번 프로젝트 성공하면 월급을 따블로 인상해주겠다던….”
  “흠, 이번 한번 뿐만이니까요.”
  나는 그렇게 악마와의 계약에 넘어갔다.
배경 2035년  대한민국
여성부 건재함
 걍 퍼옴
이 소설은 노벨링으로 변환되었습니다. (버전: 오후 10:07 201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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